‘청소년 흉터·문신 제거부터 실버 태권도단까지...’
광주지역 자치구의 톡톡 튀는 맞춤형 정책이 시선을 끈다. 청소년부터 노인세대까지 아우른 ‘족집게’ 정책은 신선한 발상을 통해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광주 북구는 선배 등의 강압에 못 이겨 몸에 문신을 새겼거나 눈에 거슬리는 흉터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적극 돕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부 청소년들이 자신의 팔과 다리 등에 무모하게 새겼다가 후회하는 문신이나 교통사고 등에 의한 상처로 대인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다.
북구는 문신 제거 등에 드는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점에 착안해 각 기관·시설의 추천을 받은 만 9~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0만 원까지 제거 의료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씻기 위해 문신·상처 제거를 원하는 청소년과 보호자는 북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북구는 가장 일반적인 문신 제거 시술은 레이저를 활용한 것으로 문신 크기와 잉크 종류, 피부 유형 등에 맞춘 레이저를 쏘아 팔, 다리 등에 새긴 문신을 없애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주 광산구는 지난해 10월부터 65세 이상 노령층이 참여하는 ‘위풍당당 실버 태권도단’을 운영 중이다. 발차기 등을 통해 태극 1장부터 태권도 품새를 익힌 20여 명의 참여자들은 지난 22일 국기원 승품 심사에서 ‘초록띠’와 ‘노란띠’로 전원 승급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환갑을 훨씬 넘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광산구가 지역 태권도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운영하기 시작한 실버태권도단에서 광산구 여자태권도단 소속 선수들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안전하게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버태권도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근력·유연성 강화와 함께 활력이 넘치는 노후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광산구는 보건소 사업으로 추진하는 실버태권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4월 중 송정권(행복나루노인복지관)과 첨단권(첨단종합사회복지관)에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광산구는 이와 별도로 여성 1인 가구·한부모가족 맞춤형 정책 아이디어도 도입했다.
혼자 사는 20대 여성과 모자 가족 등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시간 원룸 등의 현관문 앞 동작을 감지하면 자동 녹화해 휴대전화 등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초인종, 현관문 이중 잠금장치, 창문 열림감지 기기를 설치해주는 것이다.
광산구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여성 1인 가구 등의 주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이들 기기를 ‘안심 홈세트’으로 명명해 지원하기 위해 3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남구는 상권이 퇴락한 사직동에 아날로그 감성 공간 ‘시간 우체국’을 내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58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목조 건물로 지어질 시간우체국은 각종 사연과 신청곡을 받는 DJ 박스를 설치해 각종 기념일 이벤트를 벌인다.
중장년 세대와 젊은이들이 다양한 음악과 사연을 공유하게 될 해당 공간에는 가칭 ‘7080 살롱’과 ‘MZ살롱’이 따로 조성된다.
남구는 공·폐가를 사들여 건립하는 대지면적 1189㎡의 시간우체국에서 지역민들이 사전예약을 통해 이벤트 당일 편지와 시, 사연 낭송, 음악 서비스 등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우체국 이용자들은 가족 등에게 보내는 편지와 타입캡슐을 최장 100년 동안 보관했다가 시간을 지정해 발송할 수도 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시간우체국이 들어설 통기타 거리와 함께 사직공원의 랜드마크로서 상권 활성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을 불러오는 명소로 인접한 양림동 근대역사문화 마을과 함께 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