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몬테네그로서 체포된 인물 권도형 맞아”…美 검찰 기소

입력 2023-03-24 09:33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로 추정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인물이 지문확인 결과 권 대표가 맞다고 경찰이 24일 밝혔다.

경찰청 인터폴구제공조과는 전날(23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체포된 인물의 지문정보를 확인한 결과 권 대표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된 인물 역시 대표의 측근인 한모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 검찰은 이날 권 대표를 증권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청에서 인터폴에 신청해 발부된 적색수배에 따라 전날(23일) 권 대표와 한창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로 의심되는 이들이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다. 몬테네그로는 권 대표가 도주했던 동유럽 세르비아의 남쪽에 위치한 국가다.

필립 애드직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이날(현지시간) 트위터에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세계적인 지명 수배자 권도형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구금됐다”며 “당국은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4월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그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법무부 국제형사과는 지난달 세르비아 현지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을 찾아 권 대표 검거를 위한 수사 공조를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은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가 의도적으로 시세조종을 해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5월 권 대표의 회사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은 99% 이상 폭락했다. 당시 테라와 루나가 상호 보완적으로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던 체계가 갑자기 깨지면서 피해액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달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인터폴은 우리나라 검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9월 권 대표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권 대표 여권도 무효화 됐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