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5G 요금제 20종→45종, 이번엔 소비자 만족시킬까

입력 2023-03-23 16:25 수정 2023-03-23 16:27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장에서 SK텔레콤이 정부에 신청한 휴대전화 '중간요금제'와 관련한 입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5G 요금제를 개편해 소비자 선택권을 대폭 확대한다. 소비자가 직접 데이터 제공량을 선택해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는다. 또 청년이나 장년층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든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선 이동통신사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서 ‘초강수 답변’을 제시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이달 말에 ‘시니어 요금제’ 출시를 시작으로 5G 요금제 개편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5월에 ‘5G 맞춤형 요금제’, 6월에 ‘청년 요금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5G 요금제는 기존 20종에서 45종으로 배 이상 늘어난다.

맞춤형 요금제는 월 3000원(+13㎇), 5000원(+30㎇), 7000원(+50㎇), 9000원(+75㎇) 4가지다. 지난해 24㎇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기존 110㎇ 요금제와의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 실효성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SK텔레콤은 소비자가 직접 ‘촘촘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월 평균 50㎇정도 데이터를 쓰는 사용자는 월 5만9000원짜리 베이직플러스 요금제에 5000원을 추가할 경우 월 64000원에 데이터 54㎇(24㎇+30㎇)를 이용할 수 있다.


만 19~34세면 가입할 수 있는 청년 요금제도 7종 내놓는다. 5G 일반요금제 및 5G 온라인 요금제와 가격은 동일하다.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20~50% 늘렸다. 기본 8㎇ 대신 12㎇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 단계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효과를 누리면서도 통신 비용은 아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SK텔레콤은 카페 할인혜택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청년 요금제는 오는 6월 1일 출시한다.

연령대에 따라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이 달라지는 시니어 요금제도 나온다. 만 65세 이상, 만 70세 이상, 만 80세 이상의 3가지 연령대로 나뉜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이 낮아진다. 만 65세 이상은 4만5000원에 10㎇, 만 70세 이상은 4만4000원에 9㎇, 만 80세 이상은 4만2000원에 8㎇를 제공하는 식이다.


정부는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출시를 두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동안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의 일환으로 중간 범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해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이례적으로 SK텔레콤의 요금제 출시 관련 공식 브리핑을 가졌다. 이 장관은 “고물가로 시름하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월 데이터 사용량이 24~110㎇ 사이라면, 신설 요금제로 변경해 월 최대 7000원의 통신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 장관은 “KT와 LG유플러스도 조속한 시일 안에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본다. 다양한 요금제 출시경쟁이 촉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