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장애인 시설·지역 거주 균형지원…시설에 수용됐느냐, 자율 결정이냐 차이”

입력 2023-03-23 13:46
오세훈 시장이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어르신 복지시설인 스트랜드마크세흐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시설 현황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대해 “장애인이 시설에 수용됐느냐, 스스로 (입소를) 결정했느냐의 차이”라며 시설·지역 거주 장애인 모두 균형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장애인 복지시설 ‘무스보어바이 쉬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논의했다. 시모네 닐슨 상급 매니저는 “탈시설 정책은 과거 20년 전 중앙집권적으로 이용자를 관리하던 정책에서 환자 개인의 결정 자유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바뀐 걸 일컫는다”며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지금의 시설이 탈시설화이며, 장애인도 지역 사회에 충분히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스보어바이 쉬드는 발달장애와 다중장애 성인을 위한 주거 및 데이케어 시설로 4개 동에 8명이 각각 거주한다. 모두에게 1인 1실 아파트와 공유 공간을 지원한다. 70명의 상주 직원을 비롯해 150명이 근무 중이다. 간호사 2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이 상주하며 3개의 액티비티 센터가 조성돼있다.

오 시장은 “과거에는 장애인이 수용됐고, 지금은 본인이 원해서 시설에 있는 것일 뿐 같은 시설에 있는 건 똑같다”며 “(탈시설 정책은) 개념상의 차이일 뿐이지 중증 장애인의 경우 정부와 가족의 재정적 도움 없이는 실질적 자립 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는 가족과 함께 있길 원하고, 다른 분은 자율적으로 독립생활을 하길 원할 것”이라며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설 거주 장애인의 경우 거주시설 기능 개선을 통한 자립적 주거형태 지원, 지역사회 통합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거주 공간과 가까운 곳에 돌봄 서비스와 참여 프로그램 지원 기관도 집적화한다. 또 지역 거주 희망자를 위해 자립 생활과 지역사회 동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각 복지시설의 지역사회 통합형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데이케어센터와 은퇴자 주택, 치매 노인 요양시설로 구성된 대표적인 노인요양시설 ‘스트랜드마크세흐’도 방문했다. 킴 크누센 매니저는 “입소자들은 예전 집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살림, 가족사진 등을 그대로 옮겨와 집처럼 살고 있다”며 “본인이 살던 주거 환경을 그대로 꾸려나가실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시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들 시설을 벤치마킹해 서울형 세대통합 실버타운(골드빌리지)과 실버케어센터, 안심 돌봄 가정을 조성할 예정이다.

코펜하겐=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