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출근길 탑승 시위 재개… 일대 혼란도

입력 2023-03-23 12:25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개월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23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청량리방면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수조사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하지 않은 방식으로 1명씩 뒤지는 조사를 멈춰달라”며 “기자회견을 마치는대로 열차에 탑승해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와 자립 생활 주택 조사, 맞춤형 공공일자리 수행기관 현장 조사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서울시가 ‘표적 조사’를 멈추지 않고,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23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지하철 탑승 시위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로 보류한다”고 했으나 “서울시가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를 다시 뒤집었다.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다만 경찰과 지하철보안관의 저지로 지하철 승차에는 실패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는 승강장에 경력 120명, 지하철 보안관 55명을 투입했다. 출근 시간대에 장애인 활동가와 경찰·지하철 보안관, 취재진, 시민 등이 엉키면서 열차 운행은 약 4분정도 지연됐다.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약 30분간 승강장에 내리려는 지하철 승객들이 모두 옆 칸으로 이동해서 하차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지하철 시청역을 중심으로 탑승 시위를 한다는 방침이다. 전장연 관계자는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을 열고 1박 2일 노숙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장애인 권리 예산과 관련한 지하철 4호선 탑승 시위는 다음 달 20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