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도 자신감도 ‘바닥’…정신건강 빨간불 美 목회자들

입력 2023-03-23 10:15 수정 2023-03-23 18:12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미국 목회자 5명 중 2명이 지난 1년간 목회를 내려놓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명감과 사역에 대한 만족감도 8년 새 급격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목회자가 자신을 먼저 돌보는 회복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국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 그룹이 최근 목회자 직업 만족도와 관련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끝나지 않았던 지난 2022년을 보낸 목회자의 삶은 위기 상황이나 다름없다. 미국 목회자 5명 중 2명(41%)은 지난 1년간 목회를 그만둘까 고려했다고 답했다. 목회 중단을 고려한 목회자 중 72%가 소명을 의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자라는 소명에 대한 만족도는 지난 몇 년간 눈에 띄게 떨어졌다. 52%만이 소명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5년 72%에 비해 20% 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다. 교회 사역에 매우 만족한다는 목회자 비율은 38%로 2015년 53% 대비 15% 포인트 내려갔다. 목회자로서 자신감은 35%로 조사됐는데 이는 2015년 66%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바나그룹은 지난해 목회자 584명을 대상, 2015년에는 9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바나그룹 인포그래픽 번역본. 데이터 출처 바나그룹


바나그룹은 코로나19 이후 목회자의 번아웃 증후군을 우려했다. “지치고 외롭고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목회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목회자들은 팬데믹 여파로 소명감에 대해 깊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목회적 자기 의심 수준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했다.

이어 “암울한 자료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며 “교회 공동체가 지도자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어려움에 직면해 목회자를 돕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바나그룹외에도 미국 내 목회자 등 교계 지도자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칫하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어 자신을 돌보기 어려운 자리이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시장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신앙 기반 정신건강 정상회담’을 주최했다. 뉴욕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 정신의학과의 아야나 조던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목회자 등 신앙 지도자 정신 건강 지키는 3가지 방법을 공유했다. 그는 2년 전 지역사회를 섬기던 신앙지도자였던 삼촌이 스스로 생을 저버린 일을 계기로 관련 연구를 해왔다.

아야나 조던 박사. 컬럼비아 대학교 티쳐스칼리지 유튜브 캡처


1. 감사 (Gratitude)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소리 내 감사함을 고백하자. 대뇌변연계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체시켜주기 때문이다. 입술로 감사함을 고백하면 뇌의 중앙에 있는 시상(視床)의 양측 정맥 구조가 부정적인 생각을 놓고 긍정적인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돕는다.

2. 자연에서 시간 보내기 (Spending Time in Nature)
신선한 바깥 공기를 마시자. 이는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나님이 주신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고 감탄하며 자연에서 산소를 마시는 시간을 가질 때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필요 기관으로 잘 보내 우리 몸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3. 자기 자비 (Self-compassion)
자기 자비란 삶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지나친 자기비판에 빠져드는 대신 자신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할 때 번아웃 증후군을 피할 수 있다. 너무 멀리 내다보기보다는 우리 안의 △영적 △감정적 △심리적 △사교적 △신체적 요소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조승현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