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대전 국립현충원에 조성된 천안함 46용사 묘역,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후 첫 외부일정이자 5년 만의 이곳 방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벌어진 후 “통일이 되는 날까지 매년 전사자 묘역을 찾겠다”고 약속했지만 2018년 3월 수감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이 전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은 MB계 인사가 참배를 해왔다.
그는 방명록에 “자유의 전선에서 헌신한 정신을 기리며 대한민국의 국가 번영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기도를 드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유가족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배 중 이 전 대통령은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이날 일정에는 이 전 대통령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류우익·정정길 전 실장,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두우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이 함께 했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도 참배에 동행했다.
참배 후 이들은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앞으로 외부 일정을 많이 하겠다”고 예고했다고 한다.
이재오 전 장관은 국민일보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바깥을 자주 다녀야 한다’고 제안했더니 ‘청계천은 잘 있는지, 4대강은 어떤지 한번 가봐야겠다’고 하셨다”며 “청계천은 4월, 4대강은 5월쯤 가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청계천·4대강은 이 전 대통령이 각각 서울시장·대통령 재임 시절 추진한 대표 사업이다.
이 전 장관은 “재임 시절 해놓은 사업을 둘러본다는 정도의 의미”라며 “최근 4대강 지역이 가뭄에 시달렸으니 상황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오세훈 서울시장 등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동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 장관은 “이분들께 특별히 만나자고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장에 나오신다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