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기는 처음이다. 지분율이나 인수가격은 계약에 따라 공하지 않았다.
스플리트는 차량 공유 업체 우버·그랩, 온라인 여행사 부킹홀딩스 등 ‘슈퍼앱’에 글로벌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표준화를 제공하고, 앱 공급자와 이용자의 수요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이다. 평소 자신의 나라에서 사용하던 앱 하나로 다른 나라에서도 손쉽게 차량 호출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스플리트는 제휴를 바탕으로 150여개 국가에서 2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로밍 서비스로 유럽·아시아·중동의 32개국에서 카카오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플리트 인수로 카카오T를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에 대해 “유럽과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실크로드’를 확보했다. 단순 로밍을 넘어 해외 직접 진출 사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스플리트는 위챗, 알리페이, 트립닷컴 등 중국 앱과도 협업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4월 스플리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 회사는 국내 고객이 해외에서도 카카오T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웃바운드’, 해외 이용자가 한국에 입국해 카카오T를 쓸 수 있게 하는 ‘인바운드’, 현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 직접 진출’ 서비스 등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여러 글로벌 플랫폼의 관심이 높았음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플리트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양측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필립 민친 스플리트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스플리트가 구축한 글로벌 슈퍼앱 네트워크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역량을 접목해 전 세계 이용자들의 모빌리티 경험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