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인 전두환씨가 지방숙소로 사용한 부산시열린행사장의 고가구와 근현대 미술품 등 130여점이 경매에 나온다.
부산시는 오는 31일 오후 4시 부산시 수영구 부산시열린행사장(옛 시장 관사)에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열린행사장 보유물품 자선 경매행사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부산시열린행사장은 1985년 완공돼 당시 대통령 지방숙소로 사용되면서 ‘지방청와대’로 불렸던 곳으로, 이후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됐다가 현재는 열린행사장으로 사용 중이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집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주요 경매 물품은 1980년대 대통령 지방숙소 및 시장관사 당시에 사용하다가 현재까지 보관 중인 앤티크가구, 샹들리에, 미술작품 등 총 130여점과 부산지역 미술관 및 갤러리들이 기부한 미술작품들이다.
경매 대상 물품 중 가구 27점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씨가 이곳을 지방숙소로 이용할 때 직접 썼던 물건으로 알려졌다. 3인용 소파, 1인용 소파, 의자, 문갑, 탁자 등은 이탈리아에 직접 주문해 공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앉아서 머리 손질을 했던 미용 의자도 포함돼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창고처럼 방치돼 오다 이번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피해 돕기를 위해 경매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전씨와 관련해) 미묘한 시기인 만큼 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24일부터 30일까지 경매물품들을 사전에 살펴볼 수 있는 ‘프리뷰 행사’를 열고 출품작에 대한 응찰등록신청서를 제출한 100명에 한해 본경매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매 진행은 ‘대한민국 1호 미술품 경매사’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가 재능기부로 맡기로 했다.
이번 행사로 모인 성금은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해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에 사용한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