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선박용 대형엔진 역사를 새롭게 썼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 마력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형엔진 생산이 2억 마력을 넘어선 것은 현대중공업이 1979년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지 44년 만이다. 2억 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약 125만 대가 내는 출력과 같은 힘이다.
1976년 엔진사업에 뛰어든 현대중공업은 3년 만인 1979년 6월 9380마력급 엔진 1호기를 출시했다. 이후 1992년 1000만 마력, 2005년 5000만 마력에 이어 2010년 9월 세계 최초로 1억 마력 고지에 올랐다. 2억 마력은 현재 두 번째로 많은 대형엔진을 생산한 메이커보다 8000만 마력 이상 앞선 기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6%에 달한다. 1989년부터 34년째 1위다. 새로 발주되는 선박 10척 중 약 4척에 현대중공업 엔진이 탑재되는 셈이다.
이번에 2억 마력을 달성한 엔진(7만4720마력급)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이중연료’ 엔진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추진선인 머스크의 1만 6000TEU급(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기념식을 열고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2억 마력 달성을 자축했다.
기념식에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사장을 비롯해 정병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선주사와 조선·해운업계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는 “지난 40여 년간 고품질 엔진 제작으로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쉼 없이 기술력을 강화해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