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의 주인공들이 3월 A매치를 앞두고 속속 귀국하고 있다. 월드컵 이후 첫 A매치이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의 데뷔전에 나설 태극전사들이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클린스만 감독과의 호흡을 기대한다고 밝힌 데 이어, 떠오르는 차세대 주자 오현규(셀틱)도 당당히 주전 경쟁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3월 A매치를 앞둔 클린스만호가 21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둘째 날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오후 늦게 입국한 손흥민도 이날 훈련에 참여했다. 그는 “월드컵이 끝나고 첫 소집인데 기쁘다”며 “새 감독님과 발맞추게 되어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벤투호와의 비교 질문에는 “벤투 감독님과 좋은 시간도,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서로) 믿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장기적인 관점을 보고 선임했다고 들었다. 서로 흔들리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걸 최대한 얻어 하나로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단기목표로 밝힌 아시안컵 우승에도 호응했다. 한국은 1956·1960년 초대 아시안컵과 2회 대회에서 2연패를 했지만 이후 63년간 우승이 없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우승을 개인적으로도 꿈”이라며 “하지만 우승컵은 공짜가 아니다. 잘 준비해서 오랜 시간 동안 가져오지 못한 아시안컵을 꼭 가져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예비 멤버로 카타르월드컵에 동행한 오현규는 어엿한 정식 멤버로 클린스만호에 합류했다. 그는 “태극마크 자체가 영광”이라며 “새 감독님께 제 장점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어제 도착해 시차 적응을 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몇 년 동안 하다니 이걸 하다니 흥민이형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현규는 월드컵 이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에는 다이빙 헤더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현규는 주로 교체출전 중임에도 벌써 시즌 공식전 3골을 터뜨렸다.
오현규의 기량이 오르면서 주전 경쟁도 본격 시작된다. 카타르월드컵의 스타 조규성(전북 현대)과 벤투호 황태자 황의조(FC서울)은 아직은 K리그에서 잠잠한 모습이지만, A매치를 발판으로 반등할지 주목된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4일 콜롬비아(울산문수체육관),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남짓 훈련을 소화했다. 초반 15분만 공개된 훈련에선 선수들은 몸을 풀며 화기애애한 표정을 보였다.
눈에 띄는 변화는 ‘오전 훈련’이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 주로 오후 시간대에 메인 훈련이 진행된 데 반해 클린스만 감독은 “오전 훈련 위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전 일찍 훈련한 뒤 코치진이 부분 전술 및 슈팅 훈련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설명이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오전 운동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잠이 부족하면 오후에 보충할 수 있고, 컨디션 회복할 시간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2일 완전체로 훈련할 예정이다. 김민재(나폴리)가 21일 오전 입국한 데 이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마요르카)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오후 입소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