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를 사흘 앞둔 20일 여야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1시간 가량 회동을 갖고, 양곡관리법 합의안 관련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초과생산된 쌀 의무매입 조항이 포함된 개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다시 합의할 여지가 있는지 챙겨보겠다”면서도 “의무매입이 있는 한 저희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의장이 3월 임시국회 첫번째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점을 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님은 국민 앞에서 반드시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며 “일단 처리 시점은 불변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쌀 초과 생산량 3% 이상, 전년 대비 5% 이상 쌀값 하락시 정부가 초과생산된 쌀을 의무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당과 정부는 개정안이 쌀 과잉생산을 부추긴다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김 의장은 정부 재량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중재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여 의무매입 조건을 초과 생산량이 3~5% 이상, 가격하락 폭 5~8% 이상으로 조정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시작부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저희는 숫자가 적으니까 자제와 관용을 베풀 힘이 없는데, 민주당에서 조금 더 저희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숙의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의장께서 저희들 시각에서 보기엔 정말 무리하게 그날 (양곡관리법) 처리를 자제시켰다고 보고 있다”며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맞받았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