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촛불’ 암시했나…李 발언에 민주당 “확대해석”

입력 2023-03-20 16:1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윤석열정부의 대일 외교와 관련해 “국민이 충분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행동으로 심판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방일 정상회담 문제는 우리 국민들 보기에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헌법상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면서 “임기 5년의 한정적인 정부가 마음대로 전쟁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국익에 항구적인 피해를 입히는 결정을 함부로 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윤석열정권의 대일 굴욕 외교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국회가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망국적 야합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운동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암시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까지는 확대해석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 대표는 “대체 정상 간에 어떤 의제를 놓고 회담을 했느냐를 가지고 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강제동원 배상, 지소미아, WTO 제소 취소 외에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까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일본 관방장관은 이를 인정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태도는 오락가락”이라며 “전체적으로 보건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한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부정했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회의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발언을 요미우리 신문이 허위 보도했다며 소송을 낸 것의 변론을 과거 변호사 시절에 맡았는데 이번에도 소송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민들이 잘 판단하고 또 정부,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서 충분히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안보와 국익을 강조하며 야당의 공세를 맞받아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고 표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18일 발언을 지적하며 “일본의 하수인이라느니 전쟁의 화약고라느니 등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내지르고 있다”며 “국익과 안보까지 방탄의 도구로 사용하는 민주당이야말로 망국의 장본인”이라고 질타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하수인이라는 말은 이재명 대표에게 딱 맞는 말”이라며 “조폭을 변호했으니 조폭 하수인이고 부정부패와 토착 세력과 손잡은 대장동 백현동 등 수많은 범죄의 하수인이 바로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