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전국 아파트값이 전년 대비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상승폭이 컸던 경기·인천 지역은 집값의 5분의 1이 빠졌다. 서울도 노원 도봉 강동 등이 2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직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해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7.2% 내린 것으로 평가됐다고 20일 밝혔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인천 아파트값이 -21.5%로 가장 많이 빠졌다. 이어 세종(-19.9%) 경기(-19.8%) 대구(-18.9%) 대전(-18.1%)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서울은 부산과 함께 16.6% 내렸다.
김진석 직방 매니저는 “수도권 3개 시·도와 세종은 올해 들어 하락 추세가 둔화되고 일부 반등이 시작되는 경향이 포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 -10% 이상의 높은 하락을 보였다”며 “타 시도 경우에도 2022년 대비 하락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아직 반등의 신호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노원와 도봉의 전년 동월 대비 하락폭이 각각 -20.4%, -20.0%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깊었다. 강동(-19.1%) 구로(-18.9%) 양천(-18.9%)도 20%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어 금천(-18.4%) 동작(-18.2%) 성북(-17.9%) 강서(-17.8%) 송파(-17.2%)가 서울 평균보다 많이 빠졌다. 그나마 적게 내린 종로(-10.4%) 중구(-11.0%) 용산(-11.6%)도 10%대 하락을 보였다.
강남 3구 중에서는 송파가 -17.2%로 가장 많이 내렸고 강남(-16.2%)은 서울 평균 하락률에 가까웠다. 서초는 -13.6%로 서울 자치구 중 하락폭이 4번째로 작았다. 부동산 시장 냉각기를 맞은 지난해 대부분 지역 아파트값이 6~7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을 시작했지만 서초는 그 시기가 9월로 느렸다.
‘가격 방어’가 상대적으로 잘되는 역세권 아파트도 17~20%씩 하락했다. 수도권 전철 주요 노선 가운데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역세권 아파트가 각각 -19.7%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8호선(-19.0%)과 5호선(-19.3%) 인근 아파트들도 하락이 깊었다. 하락률이 비교적 낮게 집계된 3호선과 2호선은 각각 -16.6%, -16.8%였다. 직방은 단지 경계에서 역까지 거리가 500m 이내인 아파트를 역세권으로 분류했다.
서울과 경기를 잇는 수인분당선(-18.6%) 신분당선(-18.4%) 경의·중앙선(-18.1%)은 일제히 18%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김 매니저는 “1호선, 4호선,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들은 2021년 시장 호황기 때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을 겪었으나 2022년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가파른 하락 전환을 보였다”며 “반대로 서울 내 주요 업무지역을 지나는 2호선 역세권 아파트들은 호황기 상승률과 침체기 하락률이 모두 낮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덜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