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복합용도 다목적홀 추진

입력 2023-03-20 13:57

서울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제2 세종문화회관이 클래식 콘서트와 뮤지컬, 공연 등 복합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홀로 조성된다. 클래식 콘서트 전용 홀은 현재의 세종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 구축한다.

유럽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를 방문한 자리에서 “음향이 좋은 콘서트 전용 홀로 구축하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 그건 사실 공연장을 여러 곳 지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마음 같아서는 전용 홀을 만들고 싶지만 몇 가지 용도를 같이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공연 등 여러 가지 공연이 가능한 복합 용도로 하고, 제1 세종문화회관의 리모델링을 통해 시향 전용 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객석 규모에 대해선 “여러 프로그램하고 맞아떨어지는 가장 적절한 규모가 얼마인지는 건축·기술뿐 아니라 영업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해 함부로 정할 건 아니다”고 말했다.


엘프필하모니는 1966년 지어진 카카오 창고를 세계적인 스위스 건축가 듀오인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de Meuron)이 얼어붙은 파도 모양으로 리노베이션했다. 창고 건물을 그대로 둔 채 상부에 유려한 디자인의 콘서트홀을 올렸고, 최고 수준의 음향까지 갖추면서 건축은 물론 공연계에서도 세계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입구에서 창고 건물 옥상이자 공연장 하부에 조성된 공원인 ‘더 플라자’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상부가 완만해지는 곡선으로 만들어졌다. 엘프필하모니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사장은 “상부로 올라갈수록 에스컬레이터 계단 높이가 낮아진다. 관객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더 플라자에 올라서면 함부르크 시내 전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호텔과 스파, 레스토랑이 갖춰져 있고 상부에는 함부르크 일반 아파트 가격의 5배에 달하는 아파트 45가구도 입주해있다. 단순하면서도 예술적인 계단을 오르면 무대를 사방에서 감싼 비니어드 형식의 콘서트홀인 그랜드홀이 나타난다. 2100석 규모로, 벽에는 오목하게 파인 무늬(화이트 스킨)를 수놓아 잔향 흡수 효과를 내면서도 독특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엠프필하모니는 개관 3년 만에 5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했다. 시 관계자는 “제2 세종문화회관은 상반기 디자인공모를 통해 우수한 디자인과 공사비를 제안받은 뒤 시민 의견을 들어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하반기 투자심사 등 예산 사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함부르크=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