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부 공간을 상상할 때 누구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는 예배당을 빼곡하게 채운 장의자일 것이다. 좁은 공간에 되도록 많은 성도가 앉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의자는 여전히 대다수 교회의 예배당을 채우고 있다. 그렇다면 성도들은 장의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홍성민 부경대 조형학부 교수가 최근 대한건축학회연합논문집에 발표한 논문 ‘성서 중심의 개신교 예배 공간에 대한 사용자 인식 연구’에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논문은 성도들이 바라는 교회 공간이 어떤 모습인지 살핀 연구물로, 홍 교수는 부산 지역 개신교인 12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장의자보다는 ‘개인 의자’를 선호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장의자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6.3%에 불과했으나 개인 의자를 꼽은 비율은 57%에 달했다. 나머지 36.7%에 해당하는 이들은 장의자보다는 짧지만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중간 형태의 좌석을 꼽았다.
교회 외부에 세상 사람들을 상대로, 혹은 성도들을 향해 ‘신앙 공동체의 환대’ 느낌을 선사하는 공간이 필요한지 물었을 때 ‘필요하다’ 혹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은 각각 19.5%, 53.1%였다. 교회 내부에도 비슷한 의미를 띤 공간이 필요한지 묻는 문항에서도 ‘필요하다’거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은 76.5%나 됐다.
논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예배당 내부 구조와 관련된 내용이다. 가령 회중석은 높낮이가 없는 평평한 형태보다는 강단을 내려다보는 ‘계단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형을 꼽은 비율이 62.5%로 그렇지 않은 경우(37.5%)보다 훨씬 높았다. 1,2층이 구분되는 ‘발코니형’을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31.3%)보다는 발코니 없이 넓은 공간에 성도들이 모이는 구조를 좋아하다는 답변(68.7%)이 더 많았다. 좌석은 방사형으로 배치된 구조가 좋다는 비율이 85.2%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성가대 위치는 모든 성도가 바라볼 수 있는 예배당 전면에 있는 것이 좋다는 답변이 47.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교회 내부와 외부에 해당 건물이 예배의 공간임을 드러내는 ‘상징’이 전부 있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7.1%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