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보험·카드사, 최고연봉 30억원 달했다

입력 2023-03-20 12:02 수정 2023-03-20 12:05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와 카드사의 임직원 연봉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최고 연봉이 30억원에 달했고 카드사도 18억원을 넘겼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29억4300만원을 수령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17억6400만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15억96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사 임원들의 고액연봉은 거액의 성과급 덕에 가능했다. 정몽윤 회장의 경우 연봉 29억4300만원에 상여금 20억3800만원이 포함됐다. 홍원학 대표이사는 9억4600만원, 전영묵 대표이사는 6억1000만원의 상여금을 각각 받아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험회사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억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해상이 1인당 7억61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화재(5억1400만원), 삼성생명(4억9800만원), DB손해보험(3억3000만원), 한화생명(3억2900만원) 순으로 높았다.

카드사 임원진들도 ‘성과급 잔치’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상여금 10억1500만원을 포함해 연봉 18억600만원을 받았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12억1700만원)도 연봉 10억원을 넘겼다.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삼성카드가 6억21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신한카드 2억4400만원, 우리카드 1억4900만원, KB국민카드 1억4700만원 순이었다.

은행·증권사에 이어 카드·보험사에서도 거액의 성과급 잔치가 벌어지며 금융감독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임원의 성과보수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화재(47%) 삼성생명(23%) DB손해보험(41%) 등은 연봉의 최대 절반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KB손해보험(550%)은 월 상여금 기준 5배가 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금감원은 카드·보험사에 대해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라는 주문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영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금융사들의 실적도 꺾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