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에 화들짝… 마약 흘리고 달아난 2명 구속

입력 2023-03-20 10:36 수정 2023-03-20 10:49
광주서부경찰서. 뉴시스.

개 짖는 소리와 인기척에 놀라 마약 봉지를 길바닥에 흘리고 달아난 30대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남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광주 서구 광천동 주택가에서 구매했던 필로폰 0.2g을 가져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신원 미상의 판매자에게 필로폰을 비대면으로 주문했다.

이들은 특정한 장소에 마약을 숨기고 찾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했다. 거래 장소는 철거가 예정돼 인적이 드문 재개발 사업지 주택가로 골랐다.

이들은 당일 유통책이 마약을 숨겨둔 한 주택 대문 옆에서 마약을 챙겼다. 그러나 빈 집인 줄 알았던 주택 안에서 개가 짖고, 인기척을 느낀 집 주인이 나오자 깜짝 놀라 마약을 길에 떨어뜨리고 달아났다.

집 주인은 길에서 흰색 가루가 든 비닐 봉지를 발견,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분석과 탐문 등을 통해 이들을 붙잡았다.

A씨는 마약 소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B씨는 범행 이후 또다시 마약을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마약을 구매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들의 증거인멸·도주 우려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와 마약 유통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