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유 전 본부장인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오후 공판에 출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모를 수 없다면서 2015년 이 대표의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골프를 쳤던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법정에서 나중에 다 증언하겠지만, 당시 2인 카트를 두 대 빌려서 하나는 제가 쓰고 하나는 이 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김 처장이 직접 몰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디가 없어서 잃어버린 공을 직접 찾아야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김 팀장(당시 개발사업1팀장) 거기 있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면서 “그런데도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신다”고 부연했다.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은 이날 오전 이 대표 재판에서의 변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김 처장에 관해 ‘시장 재직 당시 잘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날 법원에서는 해당 사건의 2차 공판이 진행 중이었다. 이 대표 측은 오전 재판에서 “호주에서 김 처장과 함께 찍은 영상과 사진을 보면 이 대표가 김 처장과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다”면서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을 보좌하기 위해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처장이 이 대표에 여러 차례 직접 보고를 한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우리 회사 팀장은 사실상 시청의 과장급”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직접 가서 보고도 다 했던 사람”이라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달 31일 열리는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