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경기둔화’ 판단… “수출부진, 내수회복 완만”

입력 2023-03-17 11:55

최근 한국 경제가 둔화 국면을 거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부진에다 내수 회복 속도마저 둔화하고 있으며 금융 부문의 리스크도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 대신 ‘흐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경기 둔화 국면을 공식화했는데 이달에도 비슷한 진단을 이어간 것이다.

수출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501억1000만 달러였다. 5개월째 감소세다. 특히 한국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수출이 43% 급감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9% 감소했다. 수입은 3.5%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는 52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내수 흐름도 좋지 않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떨어진 90.2를 나타냈다. 다만 2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및 백화점 매출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 탓에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인 점도 위험 요인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