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관저에 마주앉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나란히 북한 미사일 도발을 언급하며 공조와 연대 의사를 상호 재확인했다.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먼저 입을 연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수행단의 방일을 환영한 뒤 “이번 주 도쿄에 벚꽃이 벌써 개화했다. 이렇게 중요한 날에 윤 대통령과 미래를 위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데 대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서 소인수회의에서 한일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상호 방문하는 ‘셔틀 외교’ 재개를 발표했다. 전체회의에서는 한일 양국이 서로에 도움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윤 대통령의 출국을 앞둔 이날 오전 7시10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아간 장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언급하며 “심각한 도발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심각한 환경에서 한일, 그리고 한미일이 더 공조해 나가는 데 대해서도 논의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회담하게 됐다.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 경제, 국제적 의제에서 협력할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된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 협력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며 “오늘 아침 도쿄로 출발하기 전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보듯, 날로 고도화 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동아시아뿐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연대해 이런 불법적 위협과 국제사회의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회담에서는 그간 정체된 한일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양국의 ‘셔틀 외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