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윤석열씨’ 호칭 사과거부…“제 발언 아니다”

입력 2023-03-16 17:05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윤석열씨’로 호칭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국민의힘 요구에 대해 “사실관계 왜곡”이라며 거부했다.

전 의원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실책을 덮기 위해 청년 정치인을 표적 삼고 극렬보수 지지자들을 자극해 물타기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인 전 의원은 청년위원들과 함께 전날 국회에서 현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안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년위원들이 번갈아 가며 낭독한 기자회견문에는 “윤석열씨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조선의 총독인가”라는 구절이 포함돼 있었다.

전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직접 읽지는 않았다. 다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른 민족의 역사를 부정하는 수치스러운 결정이기에 청년위원회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한다”라고는 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막말한 셈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씨’로 지칭한 조원진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대표를 향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런 분을 동료 의원으로 두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 전용기 의원은 부끄럽지 않냐고. 부끄럽다면 민주당 의원들의 리더인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의 '대일 굴욕 외교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전 의원이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전 의원은 “굴욕외교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매우 컸지만 (청년위는) 열 번가량 윤석열 대통령 혹은 윤석열정부라고 칭하며 최대한 예우했다”고 했다.

이어 “딱 한 번 ‘윤석열씨’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며 “비유를 위해 맥락상 한차례 나온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앞뒤 맥락을 다 자르고 윤 대통령에게 윤석열씨’라고 했다며 말꼬투리 잡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윤석열씨’라고 발언했는지 아닌지는 국회 미디어자료관 홈페이지에 공개되어있는 짧은 기자회견 영상을 확인해보면 안다”고 했다. 직접 ‘윤석열씨’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또 “비판을 하려거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전 의원이 윤석열씨라고 했다’가 아닌 ‘전 의원이 기자회견장에 함께 있었고, 청년위원회 명의 기자회견문이니 모두 청년위원장인 전 의원 책임이다’라고 했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을 향해 “최소한의 사실관계 파악은 좀 하시고 논평을 쓰시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