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바람이 불어온다’…하디의 ‘영적 각성’ 120주년 기리는 행사들

입력 2023-03-16 11:54
‘하디 1903 성령한국 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로버트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 110주년이었던 2013년 8월 2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 모여 손을 들고 찬양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로버트 하디(1865~1949) 선교사의 ‘영적 각성’ 120주년을 맞아 올해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중심으로 전개될 각종 기념대회의 청사진이 나왔다.

16일 기감에 따르면 기감 선교국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선교국위원회를 열고 하디 선교사의 영적 각성 12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 준비 중인 행사들을 공개했다. 우선 5월 18~27일엔 기감을 포함해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 소속 6개 교단이 연합하는 집회가 열린다. 하디 선교사가 개척한 강릉중앙교회 양양교회 등을 거쳐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약 120㎞) 순례 행사, 하디의 영적 각성을 기념하는 영상 제작 사업도 예정돼 있다.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리는 시기는 8월이다. 26일에는 수도권과 대전 등지에서 각각 청년대회가 열리고 전국 모든 감리교회는 이튿날인 27일을 ‘영적각성기념주일’로 보내게 된다.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로 통하는 로버트 하디 선교사. 국민일보DB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8월에는 ‘12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 기념대회도 예정돼 있다. 기념대회 준비를 위해 기감은 이현식(서울 진관교회) 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도 구성했다.

기념대회에서는 사회평신도국이 주관한 ‘자랑스러운 선교대상’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사회평신도국은 지난 3년간 성장세가 두드러진 감리교회 한 곳에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국내 11개 연회에서 같은 기간 각각 부흥의 결실을 일군 교회들에 최대 1000만원씩을 전달할 계획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념대회를 기점으로 한국 감리교회가 바뀌는 ‘무브먼트’가 전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념대회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3가지를 언급했다. 기감이 벌이고 있는 ‘200만 전도운동’과 다음세대 육성, 대(對) 사회적 메시지 선포였다. 이를 위해 그는 국내 언론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알려졌다시피 하디 선교사는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1903년 8월 원산에서 열린 기도회와 성경 공부 모임(사경회)에서 자신의 죄를 털어놓았고, 그의 회개는 4년 뒤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이어졌다. 기감은 그의 영적 각성 1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월 1~7일 전국 감리교회에서 하디 선교사의 유산을 기리는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기도 했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