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진풍파 겪으시며 인내와 희생으로 8남매 키워 주신 어머니. 둘째 아들을 사고로 가슴에 묻은 것도 모자라 또 다시 큰아들마저 사고로 장애가 되니...(중략)’ 2022년 12월 23일 8남매를 대표해 큰 딸 드림.
광주 백운광장 미디어월이 개장 한 달 만에 첨단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는 디지털 감성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빛고을 광주의 관문에 들어선 21세기형 랜드마크로 주변 상권 형성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
광주 남구는 “지난달 15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미디어월(미디어 파사드)이 개장 한 달을 맞아 전남 10여 개 지자체와 이어지는 백운광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남구청사 정문 외벽 높이 9.9m 지점에 가로 42.4m, 세로 9m 크기로 50억 원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월은 초대형 곡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이다.
개장 이후 형형색색 화려한 색상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미디어월은 수준 높은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영상 예술작품뿐 아니라 가족 간의 다양한 사연을 전하는 영상편지를 곁들여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월산동 농아인 쉼터에서 생활하는 청각·언어 장애인과 베트남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남구에 둥지를 튼 다문화가정, 유치원 자녀가 부모에게 전하는 영상편지 등이 소개됐다.
중간이 90도 휘어진 곡면 3D 영상을 통해 구현한 백운 호랑이와 1시간 단위로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백운 시계탑 작품은 단골메뉴다.
사시사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칠석동 은행나무 풍경에 날씨· 온도 등 기상여건을 담은 실감 콘텐츠는 행인과 운전자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양림동 펭귄마을 상징인 꼬마 펭귄이 꿈과 희망을 전하는 ‘빛의 선물’, 흥겨운 음악과 함께 빛·파장으로 백운광장 전체를 조망하는 ‘빛의 심포니’, 열기구를 타고 사직공원, 금당산 해맞이 등 남구지역 주요 명소를 빛의 예술로 표현한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 여의주를 입에 문 거대한 용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남구 드래곤’ 등 지역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예술영상과 공익정보를 송출하는 미디어월은 특히 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영상으로 ‘야간 경관’ 조성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시민과 운전자들은 “서울 코엑스나 광화문을 찾아야 접할 수 있던 3차원 대형 미디어 입체 영상을 광주에서도 직접 보게 됐다”며 “모처럼 새로운 상징물이 탄생했다”는 긍정적 반응이다.
남구는 앞으로 지역 최초의 공중보행로를 백운광장에 추가로 건설하고 하루 수만 명의 시민이 찾는 푸른길 공원 산책로와 연결해 백운광장의 재도약을 꾀할 계획이다.
30여 년 만에 백운고가를 철거한 백운광장을 가로질러 지역 최초로 들어설 206m 길이의 일명 ‘스카이 워킹’ 산책길은 올해 말까지 완공된다.
Y자와 S자를 합친 유선형의 공중보행 전용 산책길은 진월동과 남광주역 방면의 도심 속 푸른길 공원을 양방향으로 잇게 된다. 현재 공사 중인 도시철도 2호선 백운광장 역사와도 연결된다.
남구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백운광장역에서 승강기를 타고 남구청사 2층을 통해 푸른길 공원, 공중 보행로, 도시철도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미디어월이 짧은 기간 사람·문화가 어우러진 감성명소이자 도심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며 “광주시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도 다시 찾고 싶은 빛·색채의 대표적 경연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