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 직전 용산 대통령실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에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또 “계획된 공중강습 및 항모강습단 훈련 등 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임을 강조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난과 만성적 식량부족을 해결하기는커녕 유류·사치품 밀수, 노동자 착취를 통한 외화벌이와 사이버 해킹 등 불법행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더욱 정확히 알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김 안보실장 외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 추정 장거리탄도미사일은 약 1000㎞를 비행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10분쯤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을 공개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핵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는데, 한·미 당국은 이 미사일이 발사됐을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체연료 ICBM은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조기 포착이 쉽지 않아 더 위협적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과 한·미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