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은 비명(비이재명)계 공격을 계속하며 트럭 시위까지 벌이고 나섰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이용자들은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국회와 강병원 윤영찬 이원욱 전해철 의원 등 비명계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 앞에 LED 전광판을 실은 트럭을 보내 시위를 벌였다.
전광판에는 ‘국민들은 이재명을 믿는다. 당대표 흔들기 그만하라’ ‘77.7% 당원의 뜻 거스르지 말라’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말쯤부터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자제 요청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시위를 주도한 이재명 갤러리 운영자는 “이미 수많은 논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계획된 일정을 중단하는 일은 없다. ‘갤주’(이 대표)는 당대표의 입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명계를) 다독이고 감싸줄 수밖에 없지만 일반인은 제약이 없다. 각자 자신의 위치와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내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의원실로 복귀하던 중 한 지지자를 향해 “그, 트럭시위 하는 분들 누구인지 아시나”라며 “그런 거 제발 하지 말라고 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내부 공격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일부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전광판 트럭으로 공격적 문자를 게시하는 행동”을 꼬집으며 “서로 적대감만 쌓이고 이를 보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이맛살을 찌푸린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갤러리 측은 “(이 대표의) 직접적인 부탁이 있으셨으니 트럭시위는 오늘을 끝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당원존 라이브’에서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서 막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당의 단합을 해치지 않나”라며 “그러면 민주당 전체, 민주 진영 전체가 피해를 입는 것이고 거의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까스로 부결되자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 의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이탈표 색출에 나섰다. ‘수박’(비명계를 뜻하는 은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 명단이라면서 공천 살생부를 만들어 해당 의원들 측에 연락해 표결 결과 공개를 강요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