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에 대해 “아주 잘한 것”이라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방문, 이 전 대통령과 약 30분 간 면담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에 대해 “한·일 외교 정상화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이라며 “과감한 제안을 아주 잘하신 것”이라고 호평했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2년 8월 10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독도에 전격 방문한 바 있다. 그는 독도 방문 나흘 뒤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면 우선 지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저질렀던 악행과 만행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2011년 12월 이후 양국 정상이 오가는 셔틀외교는 이뤄지지 않았고, 12년 만인 올해 재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다음 달에 있을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 “미국이 특히 윤 대통령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냥 방문보다 국빈 방문이 훨씬 더 국가 외교에 여러 가지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한 김 대표가 당선된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당대표 선거를 평소에 TV로 안 보는데 이번에 봤다. 결과를 보면서 당원들이 나라와 당 걱정을 많이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가 비상시국이고 국가적으로 보면 종합적 위기이므로 정부와 당이 단합해 국정을 운영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단합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 해 4월 예정된 총선 관련 “잡음 없는 공천을 하게 되면 이길 수 있다”며 “편 가르기 하지 말고 역량을 갖춘 사람을 잘 공천하면 결국 잡음 없는 공천이 되고 그렇게 되면 22대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주로 이 전 대통령이 많은 말씀을 하셨고, 오늘 뵈니까 과거보단 건강이 좀 더 나아진 거로 보였다”면서 “김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여러 말씀을 잘 경청하고 향후에 다시 한번 시간이 되면 찾아뵙겠다는 인사 말씀을 드리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