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친형 재판 출석 “평생 부양했으나 많은 것 뺏겨”

입력 2023-03-15 15:57
방송인 박수홍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 출석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방송인 박수홍씨가 자신의 출연료 등 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 부부의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15일 서울서부지법에 들어서면서 만난 기자들에게 “가족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을 부양했다”며 “많은 것을 빼앗겼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아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까운 이에게 믿음을 줬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가 나오도록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담담한 어조로 입장을 설명하던 중 잠시 괴로운 표정을 짓고 ‘희망’을 언급할 때는 애써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방송인 박수홍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수홍씨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친형(55) 부부의 재판에 그간의 피해 사실 등을 증언하기 위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 부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박수홍씨가 직접 법정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 부부는 2021년 10월 박수홍씨의 출연료 등이 입금되는 A사 계좌에서 2200만여원을 인출해 박씨와의 법적 분쟁을 위한 변호사 비용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박수홍씨의 홈쇼핑 및 방송 출연료, 행사비 등을 관리하는 1인 기획사다.

검찰은 박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허위 직원 등록을 활용한 급여 송금 수법으로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앞선 공판에서 일부 공소사실을 인정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허위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인했다.

한편 박수홍씨는 지난해 6월 친형 부부를 상대로 8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