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큰 희망을 걸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전후 상황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초선 의원이 56명 가까이 되는데 그 중 50명이 연판장을 돌려서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후보자를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심이 민심이라는 뚱딴지 소리를 했다”며 “이게 과연 민주정당이 맞느냐 이래서 과연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초선의원들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공천을 못 받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겠지만 그렇게 해서 정당이 정상 기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국민의힘 초선의원 50여명은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를 압박하는 연판장을 돌렸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당대회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난 문재인정부 시절 ‘조국 사태’ 때 민주당 의원들 행태나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 “대통령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그런 형태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새로 꾸려진 당 지도부를 두고 “역시 대통령 의중이 다 반영된 형태를 보이는데 과연 내년 총선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혹평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정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에서 과반을 못 얻으면 그때부터 바로 레임덕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당연히 레임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집권을 했어도 굉장히 어렵구나’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내년은 집권 2년차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국민이 정권에 대한 심판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 “여당이 분당되거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은 주로 대통령 얼굴만 보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