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고래’, 영국 부커상 후보 올라

입력 2023-03-15 10:00 수정 2023-03-15 10:28
천명관 작가. 연합뉴스

천명관(59)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2004년)가 2023년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영국 부커상 홈페이지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천 작가의 ‘고래’를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로 발표했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천 작가를 “8개국 언어로 번역된 작품을 쓴 한국의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고래’에 대해서는 “한국의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한 ‘고래’는 세 인물의 삶을 따라간다”며 “전근대 사회에서 탈근대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 과정에서 한국이 겪은 변화를 재조명한 풍자적 소설”이라고 평했다.

부커상은 영국 최고의 문학상으로 노벨문학상, 콩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05년 신설된 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5만 파운드)을 균등하게 지급한다. 최종 후보작 6편은 4월 18일 발표되며, 수상작은 5월 23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가려진다.

한국 작가로는 지난해 정보라 작가가 ‘저주 토끼’로 번역가 안톤 허와 함게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앞서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올해 부커상 1차 후보에는 ‘고래’를 비롯해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의 ‘더 가스펠 어코딩 투 더 뉴 월드(The Gospel According to the New World)’, 중국 작가 조우 징즈의 ‘나인스 빌딩(Ninth Building)’, 우크라이나 작가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지미 헨드릭스 라이브 인 르비브(Jimi Hendrix Live in Lviv)’, 코트디부아르 작가 가우즈의 ‘스탠딩 헤비(Standing Heavy)’, 불가리아의 작가이자 시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Time Shelter)’ 등 12개국 작가 13개 작품이 선정됐다.

1964년 경기도 용인 출신인 천 작가는 회사원으로 일하다 30대에 충무로 영화사에 들어가 영화 ‘총잡이’ ‘북경반점’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마흔 살에 처음 쓴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고래’로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뒤 소설가로 살던 그는 지난해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로 감독 데뷔를 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