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추진해 청년층의 반발을 낳은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를 두고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이라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1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제안: 1주일 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세계 다른 국가들이 주4일 근무를 논의하는 가운데, 서울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자 많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현재 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윤석열 정권은 이번 개정안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이 실업률을 높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면서 “한국인은 연평균 1951시간을 일하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16시간)을 크게 넘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한국 정부가 이번 개정안에 대해 주 단위 근로시간을 월, 분기, 연간으로 다양화하는 게 골자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이 집중되는 시기에 일을 몰아서 하고, 덜 집중되는 기간에는 보상 휴가로 자유시간을 더 가질 수 있도록, 유연성을 늘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개정안이 적용되면 포괄적으로 봤을 때 근로 시간이 줄고, 이로 인해 가정을 꾸리는 데도 동기부여로 작용해 세계 최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근로자들이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를 개편해 바쁠 때는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청년층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나왔다.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입법 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