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말 잘듣겠다고” 친분…“전광훈 선지자” 재조명

입력 2023-03-15 06:28 수정 2023-03-15 10:34
2019년 11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를 선지자라고 말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JTBC 보도화면 캡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보수 인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극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과거 김기현 당대표가 전 목사를 “선지자”로 칭한 발언이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나온 뒤 예배에서 “지나간 뒷이야기를 하자면 김기현 대표님은 (과거) 저한테 ‘목사님, 하여튼 목사님 말씀 잘 듣겠습니다’라면서 몇 번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은 “전 목사와 친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통화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14일 JTBC에 밝혔다.

지난 8일 예배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발언하는 전광훈 목사. JTBC 보도화면 캡처

김 대표는 과거 전 목사를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사야 선지자에 빗댄 바 있다. 그는 울산시장이던 2019년 11월 전 목사가 주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해 “이 패악한 정권, 독재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 참석해 ‘5·18정신을 헌법에 담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은 립서비스란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예배 영상에 따르면 전 목사는 “우리가 김기현 장로를 밀었다. 근데 우리에게 찬물을 던졌다. 5·18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고 말했고, 이에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 참석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JTBC 보도화면 캡처

전 목사가 이어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답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김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면서 “5·18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해 “5월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