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70대 박모씨가 단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14일 오전 경비사무실 인근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숨지기 전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동료에게 보내기도 했다.
박씨가 숨진 뒤 동료 경비원들은 아파트 관리 책임자의 부당한 처우와 갑질 등을 알리는 내용의 전단을 붙였다.
이들은 “오늘 아침 10여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해 온 박씨가 부당한 인사 조처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했다”며 “법의 보호와 인격을 보장받는 자랑스러운 일터가 되게 해주시길 호소한다”고 했다.
박씨의 유서에서 지목된 관리책임자는 직원들에게 자주 소리치거나 ‘지시하면 복병복창하라’는 등 인격적인 모욕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대장이었던 박씨는 사흘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해당 관리자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