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의 이행 문제 등 양국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특히 이번 일본 방문으로 한·일 정상 간의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재개되는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다만, 촉박한 준비 일정 등을 고려해 이번 방일은 ‘실무 방문’ 형식으로 진행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12년간 중단됐던 양자 정상 방문이 재개되는 것으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16일 오전 도쿄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공식 만찬 행사를 갖는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해법 이행 문제, 수출 규제 문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등 사회·경제·안보협력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잘 작동되고 있지만, 형식적 측면에서 지난 정부가 중단·보류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게 된 측면이 있다”면서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지소미아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식 만찬 이후 기시다 총리와 별도의 친교 행사를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공식 만찬 뒤 128년의 역사를 지닌 긴자의 경양식집 ‘렌가테이’에서 ‘2차 만찬’을 추진한다고 보도했으나 ‘2차 만찬’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정상회담 이후에는 기시다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에는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 일본 친선단체 소속 인사들을 접견한 뒤 오찬을 겸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공동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에 대한 발표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한국인 유학생과 일본 대학생 등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게이오 대학 강연을 마지막으로 방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와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와의 다양한 친교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서로 방문하는 ‘셔틀외교’는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방한과 같은 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 대통령이 2011년 8월 우리 국가원수로는 독도를 처음으로 방문하자 일본이 강력히 반발했다.
이후 한·일 관계는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