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당신의 음악을 정해준다 ‘어플레이즈’

입력 2023-03-14 17:45

“흐린 날 오전 11시, 커피를 마시며 듣기 좋은 음악은?” 어플레이즈는 이런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회사다. 식당이든 카페든 그 공간에 맞는 음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사용자 개인이 좋아하는 음악 위주로 재생되는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게 공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특징이다. 날씨·시간·방문고객 취향 등 공간의 다양한 특징을 고려해 임의로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다.

서비스를 잘 이용하기 위해선 초반 설정 단계에서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선 업종과 위치를 입력한다. 업종은 전체적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고, 위치는 실시간 날씨를 반영해 노래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카페는 카페에 맞게, 술집은 술집에 맞는 음악이 나오도록 설정한 뒤 비나 눈 등 그 날 날씨에 따라 분위기 맞는 음악으로 바꿔준다는 설명이다.

공간을 자주 찾는 연령층도 입력 대상이다. MZ세대가 자주 찾는 곳에서 80년대 음악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향후 폐쇄회로(CC)TV, 캠 등과 연동해 해당 장소에 방문하는 주요 고객의 나이, 내부 움직임과 소음 등을 파악해 음악을 재생해주는 식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중이다.

어플레이즈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어플레이즈 제공

해외 곡과 국내 곡 비중도 정할 수 있다. 분위기도 몇 가지 선택할 수 있게 해놨다. 저작권 법상 공공장소에서 재생할 수 없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단점도 커버했다. 통상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기 때문에 매장에서 재생할 경우 불법이다.

사업 착안 계기는 평범하다. 배정진(41) 어플레이즈 대표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박보람의 ‘예뻐졌다’라는 곡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며 “계속 한 곡만 나왔다. 공간에 맞는 음악을 알아서 재생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을 본격화하게 된 건 사내 선발된 이후다. 회사의 지원 아래 서비스를 발전시켰고, 일부 업장에서 맞춤식 공간 기능이 이뤄지는지 등의 실험도 해볼 수 있었다. 서비스 시험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일도 거쳤다.

서비스는 성공적으로 발전했고, 1년 만에 분사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서울 마포구의 서울창업허브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독립하게 된 소감을 묻자 “많은 것들을 직접 하다 보니 할 일이 정말 많았다는 생각이 들고, 사내 벤처로 시작한 게 얼마나 좋은 기회였는지 새삼 느낀다”면서도 “힘들게 독립까지 이뤄냈으니 성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어플레이즈의 향후 목표는 사업을 확장하고, 나아가 음원 홍보 채널로 발전하는 것이다. 배 대표는 “수만 수천의 신곡이 나오지만, 톱100 등 일부 가수들의 노래만 유출이 되고 있다”며 “공간에 맞는 분위기에 맞는 신곡을 제공함으로써 공간을 찾는 고객들이 쉽게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음악 홍보 채널 같은 곳으로 키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