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병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여성 수감자를 대거 동원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독립 매체 모스크바 타임스(MT)는 13일(현지시간) 수감자들이 탄 열차가 지난주 최전선 지역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 도착했고, 그중 한 칸에 여성 수감자들이 탑승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MT는 “러시아군이 최근 커지는 병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체 인력으로 여성 수감자를 동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전선에 투입된 女 수감자만 100명 넘어…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 수감자 인권단체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Russia Behind Bars)’의 공동 설립자 올가 로마노바도 “최소 지난해 말부터 여성 수감자들이 전쟁터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전선에 투입된 여성 수감자는 최소 100명 이상으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쿠시체프카에 있는 교도소에서 동원됐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MT는 지난달 도네츠크주 점령지 교도소의 여성 수감자 50여명 이상이 러시아군에 징집돼 러시아 영토에서 훈련을 받고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돌아와 투입됐다는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이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한 것인지 강제 징집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병력 손실 때문?…서방 전문가 “러시아군 사상자는 최소 10만명”
강제 징집과 남성 수감자 동원에 이어 여성 수감자까지 동원된다는 것은 1년 넘게 이어진 전쟁 속에 러시아의 병력 손실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최근 동부 전선에서 교착 상태에 놓여있다. 러시아는 이곳에 육군 전력의 97%를 쏟아붓는 등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사상자가 적게는 10만명에서 많게는 20만명에 육박한다고 추산한다.
특히 양국의 전쟁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선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군이 지난 한 주 동안 1000명 이상의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연설에서 “러시아군은 지난 며칠간 1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1500명 이상은 더는 전투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측의 공세를 주도해온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집한 남성 수감자 병력 5만여 명은 대부분 죽거나 다쳤다고 보도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