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코앞에 매장 여는 애플, 한국시장 공략 속도 내나

입력 2023-03-14 16:58
'애플 강남' 매장 전경. 애플코리아 제공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애플은 매장을 늘리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삼성전자를 압박한다. 삼성전자는 체험매장 확대, 삼성페이 제휴 강화 등으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애플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중심지에 ‘애플 강남’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애플에서 한국에 내는 다섯 번째 애플스토어다. 강남권역에는 애플 가로수길, 애플 잠실 등이 밀집해 있다. 애플 강남은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다. 애플은 애플 강남에 대해 ‘수도권 교통의 요지이자 최대 상권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애플 강남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매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지닌다. 애플 강남은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직선거리로 약 700m 떨어져 있다. 삼성전자 본진의 코앞에 애플 매장을 내는 셈이다.

애플 강남을 열면서 애플의 한국 공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의 애플 스토어 숫자는 일본(10개)의 절반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도쿄에만 매장이 5개여서 서울과 도쿄를 비교하면 매장 수가 같아진다. 일본의 아이폰 판매가 한국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여기에다 애플은 오는 21일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선택할 때 애플페이 부재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걸 고려하면, 애플 입장에선 한국 시장 공략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애플은 애플페이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벤트를 확정해 공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애플의 도전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63%, 애플은 34%다.

삼성전자는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서울 성수동·홍대앞·연남동 일대에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고 갤럭시 제품 체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또 애플페이 출시에 맞춰 삼성페이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온라인 가맹점 55만곳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페이와도 간편결제 상호 서비스 연동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