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민주노총 위원 전격 해촉 “품위손상”

입력 2023-03-14 14:46 수정 2023-03-14 15:23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민주노총 추천 몫의 위원에서 전격 해촉됐다. 민주노총 측은 지난 7일 열린 회의에서 수탁자책임위원회 구성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윤 수석부위원장이 거세게 반발한 데 따른 조치라고 보고 있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윤 수석부위원장에게 위원 해촉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운용위는 최근 새 후보를 추천하라는 문서를 민주노총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등 근로자단체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단체 등이 참여한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추천 몫으로 활동해왔다.

지난 7일 회의에서의 충돌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기금운용위는 회의 전날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 위원의 30%를 전문가 단체 추천 몫으로 개정하겠다는 안건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통상 4~5일 전에 안건을 위원들에게 공개하고 논의를 거치던 방식과 달리 하루 전 통보하자 윤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근로자단체 측 반발이 나왔다.

이들은 전문가단체 추천을 받은 이들 중 복지부가 선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표결 대신 추후 논의를 거치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규정 개정안은 표결로 통과됐다. 한국노총 추천 기금운용위원회 허권 위원은 “수책위 위원 구성과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건 국민연금 가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를 요구했고, 윤 위원이 안건 상정을 하지 말아달라고 매달리다시피 했지만 강행처리됐다”고 말했다. 기금위는 이날 안건을 통과시켰다.

복지부는 윤 위원이 고성과 함께 물병을 집어던진 행위에 대해 국민연금시행령의 위원 자격과 관련해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