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스 제로·파워에이드 제로 …‘헬시플레저’ 열풍에 다양해지는 제로 음료

입력 2023-03-13 17:52 수정 2023-03-13 18:42
13일 코카콜라가 출시한 '파워에이드 제로'의 모습. 코카콜라 제공

직장인 박모(29)씨는 최근 10㎏ 이상 체중을 감량하면서 제로칼로리 음료를 즐겨먹고 있다. 편의점에서 하나씩 사먹기 시작하다 최근엔 온라인에서 대용량으로 주문해둘 정도다. 박씨는 “늘 체중과 건강이 걱정인데, 단것을 먹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제로 음료를 찾게 된다”며 “식사를 위해 방문한 음식점에 제로 음료가 없으면 아쉬워도 다른 탄산음료를 시키는 대신 물을 마신다”고 말했다.

매대의 제로칼로리 음료가 급격히 다양해지고 있다. 건강을 챙기면서 즐거움을 찾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식음료업계가 다양한 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제로음료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파워에이드의 칼로리를 낮춘 ‘파워에이드 제로’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의 저칼로리 파워에이드인 ‘마운틴 블라스트’보다도 칼로리를 더 낮춘 제품이다. 낮은 칼로리지만 수분 보충 기능은 유지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저칼로리 음료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지는 데 따라 파워에이드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제로음료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제로음료 시장 규모는 2189억원에 이른다. 2016년 903억원에서 5년 만에 2.4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엔 3000억원 규모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동아오츠카의 ‘나랑드사이다’의 매출도 몇 년 새 급성장 중이다. 2017~2019년 매해 약 20%씩 신장하던 매출이 2020년 110% 뛰었다. 2021년에는 91%, 2022년 40%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음료 시장이 커지자 롯데칠성음료는 철수했던 시장에 다시 뛰어들기도 했다. 2011년 ‘칠성사이다 제로’를 선보였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했지만, 10년 뒤인 2021년 재출시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자사몰에서 선발매한 ‘밀키스 제로’는 1시간 만에 품절 사태까지 빚었다. 자사몰 밀키스 월평균 판매량의 2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3일 뒤 진행한 2차 판매에서도 같은 수량이 20분 만에 조기품절됐다.

스테디셀러 탄산음료뿐 아니라 일반 음료가 제로음료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동원F&B는 지난달 유산균 음료 ‘쿨피스톡’을 제로 칼로리로 만든 ‘쿨피스톡 제로’를 선보였다. 기존의 제품에 탄산을 더하고 대체당을 사용했다.

이처럼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음료 제조 기술의 발전 덕이다.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가 다양해지면서 기존 탄산음료에 가까운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제로음료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바뀌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칼로리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로음료의 인기가 더 커졌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