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죄해야” 꼬집던 노벨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별세

입력 2023-03-13 17:07
일본의 노벨 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AP뉴시스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가 노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향년 88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출판사 고단샤(講談社)는 이날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3일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장례식은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에이메현 출신인 그는 도쿄 대학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1957년 ‘기묘한 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58년 ‘사육’으로 23세에 최연소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했다.

이후 1994년 ‘개인적 체험’으로 노벨문학생을 탔다. 1968년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일본인으로는 두 번째 수상이었다.

그 외 대표작에는 ‘만엔원년의 풋볼’ ‘치료탑’ ‘체인지링’ 등이 있다.

고인은 일본 사회의 불안한 상황과 정치적 문제에 대한 비판, 천황제와 군국주의, 평화와 공존 등을 주제로 수많은 글을 발표했고, 국내외 여러 사회 문제를 비판한 사회참여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2015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나 국민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 국가가 사죄해야 한다”고 꼬집는 등 쓴소리를 한 인물이기도 하다.

1980년 한국의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졌을 때는 한국의 군부 독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와다 하루키 등 15명과 함께 군부 쿠테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소설에 대해서는 “현대소설을 애독하고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중에서 황석영은 현대의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는 큰 소설을 쓴다. 개인의 내면을 그리면서도 사회로 이어지는 인간을 묘사한다”고 평한 바 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