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안철수 만나 ‘원팀’ 행보…安, 특위위원장 고사 ‘미묘한 여운’

입력 2023-03-13 17:0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인사말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안철수 의원을 만났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3·8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사이다. 이번 회동과 관련해 김 대표의 통합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두 사람은 내년 4월 총선 승리와 당내 화합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김 대표가 제안한 당내 과학기술 분야 특별위원장 직을 고사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인근 카페에서 안 의원과 20분가량 만났다.

안 의원은 김 대표에게 “다시 한번 (당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면서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안 대표님께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신 선거 최고 경험자니까, 선배님이 가르쳐주시면 잘 실천하겠다”고 예우를 다했다.

1959년 2월생인 김 대표가 1962년 2월생인 안 의원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낮춘 것이다.

김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김기현 대표 체제가 튼튼해지고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향후 중도 외연 확장,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위해 안 의원이 가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좀 더 정리한 다음에 만나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이야기됐다”면서 “앞으로 안 의원과 총선 압승을 위해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제대로 된 민심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게 기본적으로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100% 당심으로 하다 보니, 민심과는 조금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제대로 민심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고 거기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민심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안 의원에게 당내 과학기술 분야 특위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제가 2년간 선거를 5번 치러서 많이 지쳐 있고 힘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사했다.

이번 회동에서 안 의원이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부당하게 개입한다면서 안 의원 측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14일에도 당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는다.

김 대표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