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기독교 이단이 기승이라면, 중국은 가짜 불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넷플릭스의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로 JMS 정명석,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 만민중앙교회, 아가동산 등으로 공분이 인 국내 상황과 비슷하게 중국에서는 2년 전 ‘가짜 생불 사건’이 중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가짜 생불(살아있는 부처) 사건’은 2021년 2월 막을 내렸다. 주인공인 ‘기공대사’ 왕싱푸는 사기·성폭행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왕은 전직 교도관 출신의 한족이다. 그는 무단결근 등의 일로 교도소에서 해고된 뒤 다른 삶을 살기로 했다. 함께 기공을 수련하던 친구 루룽의 도움을 받아 티베트 출신의 승려로 신분을 위조했다.
왕은 10년간 살아있는 부처 행세했다. 그러면서 21개의 수행거처와 신도 3000여명을 거느렸고 2억위안(380여억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스승의 사랑’이라는 궤변으로 여신도를 성착취했다. 수년간 최소 10명이 피해 봤는데 이중 8명은 강간을, 2명은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거를 당국이 확보했다. 성폭행 신고를 꺼리는 중국 내 분위기를 감안하면 피해 여성은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당국 경찰은 밝혔다.
크고 작은 종교발 사기가 빈번하자, 중국 정부는 종교인 정보 조회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국매체 환구시보 지난 22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불교와 도교 성직자 등 이름과 사진, 교파, 신분증 번호 등이 7가지 개인 정보가 담긴 인터넷 시스템이 구축됐으며, 휴대전화 인증을 하면 누구나 이를 조회할 수 있다. 이곳에 등록 없이 활동하는 종교인은 엄벌에 처한다. 환구시보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교, 천주교, 개신교 성직자의 인사 정보도 조만간 이 시스템에 추가될 예정이다.
조승현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