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김정태회장, 체력적 한계로 AGLF회장 사임‥퇴진 여론 의식한 ‘꼼수’ 주장도

입력 2023-03-13 11:07
김정태 KLPGA 회장. KLPGA

KLPGA회장(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과 AGLF(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 회장을 겸직하던 김정태 회장이 회원들의 양자택일 압박에 결국 KLPGA를 택하기로 했다.

AGLF사무국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김 회장이 KLPGA와 AGLF 양쪽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체력적인 한계가 있는데다 일신상의 사유까지 겹쳐 AGLF 회장직을 그만 두기로 했다”고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여자골프 발전을 위해 설립된 AGLF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그리도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PAC 골프 써밋(포럼회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받아 3년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지난 2021년 3월에는 제14대 KLPGA회장에 추대됐다. 당시 취임사에서 김 회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가 아시아 및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맡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과 이사진들은 김 회장이 취임사에 반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양자택일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작년 8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GLF 첫 대회 ‘시몬느 아시아 퍼시픽컵’이 도화선이 됐다.

AGLF와 KLPGA투어 일정을 겹치지 않게 하겠다는 당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AGLF 첫 대회는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과 같은 시기에 열렸고 김 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자카르타에 체류했다.

회원들의 불만은 지난 1월31일 열린 KLPGA이사회에서 날선 공방으로 폭발했다. 실제 이 자리에서는 김 회장의 퇴진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자 김 회장은 건강을 이유로 의사 진행봉을 김순미 수석부회장에게 넘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그리고 지난주 있었던 KLPGA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태 회장의 AGLF 회장직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이사들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A이사는 “14일 KLPGA 총회가 열린다. 총회를 하루 앞둔 시점서 사퇴 발표는 회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한편 AGLF 사무국은 김 회장의 사임의사 표명에 따라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물을 지명, 대행체제로 포럼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은 오는 12월 말 자카르타에서 개최될 2023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 기간에 총회를 거쳐 선출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