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李 아니었으면 더 분열…유서, 단어 아닌 맥락 봐야”

입력 2023-03-13 10:12 수정 2023-03-13 13:2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만약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고 이런(이재명 대표) 체제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당내 분열이 어마어마하게 심각했을 것”이라고 13일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역대 대선이 끝난 이후 패배한 야당은 존재 자체가 없었고 분열 양상이 계속 지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77.77%로 당심을 받아 당대표가 된 것은 이 대표가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이나 윤석열정권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나. 야당 대표가 리더십을 확보해 총선을 치르면 가장 강력한 적이 이 대표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윤석열정권 검찰이나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리더십을 확보해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 사퇴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윤석열정권이 들어선 지 10개월이 되고 과거지향적 법치주의의 퇴행을 지금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민주당은 하나 된 힘으로 당당히 맞서는 것이 이 시점에 당원으로서의, 의원으로서의 자세”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형수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압박 수사 과정에 이런 비참한 일들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전씨 유서에서 이 대표를 거론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마디와 한 단어를 가지고 고인의 말을 해석하는 것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텍스트를 보지 말고 콘텍스트(맥락)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전씨는 6쪽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전씨 유서를 유족과 일부 경찰만이 볼 수 있는 점을 거론하며 “실제 그 내용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몇 가지 말들을 이어서 전체를 왜곡할 수 있는 현상도 분명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유서) 전체를 공개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저희가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유족 입장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이어 “유족은 일관되게 지금 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