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만약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고 이런(이재명 대표) 체제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당내 분열이 어마어마하게 심각했을 것”이라고 13일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역대 대선이 끝난 이후 패배한 야당은 존재 자체가 없었고 분열 양상이 계속 지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77.77%로 당심을 받아 당대표가 된 것은 이 대표가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이나 윤석열정권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나. 야당 대표가 리더십을 확보해 총선을 치르면 가장 강력한 적이 이 대표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윤석열정권 검찰이나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리더십을 확보해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 사퇴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윤석열정권이 들어선 지 10개월이 되고 과거지향적 법치주의의 퇴행을 지금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민주당은 하나 된 힘으로 당당히 맞서는 것이 이 시점에 당원으로서의, 의원으로서의 자세”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형수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압박 수사 과정에 이런 비참한 일들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전씨 유서에서 이 대표를 거론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마디와 한 단어를 가지고 고인의 말을 해석하는 것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텍스트를 보지 말고 콘텍스트(맥락)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전씨는 6쪽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전씨 유서를 유족과 일부 경찰만이 볼 수 있는 점을 거론하며 “실제 그 내용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몇 가지 말들을 이어서 전체를 왜곡할 수 있는 현상도 분명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유서) 전체를 공개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저희가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유족 입장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이어 “유족은 일관되게 지금 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