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대회 킬러’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마저 손에 넣었다.
셰플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7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5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셰플러는 티럴 해턴(영국)의 추격을 5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450만 달러(약 59억 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월 특급 대회로 승격한 피닉스오픈에 이어 시즌 2승, 투어 통산 6승째를 거둔 셰플러는 욘 람(스페인)을 제치고 이번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3주만에 1위를 탈환한다. 경쟁자인 람은 1라운드를 마친 뒤 복통으로 기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컷 탈락했다.
셰플러는 통산 6차례 우승 중 5승을 특급 대회서 거뒀다. 작년 WGC 델 테크놀러지 매치플레이를 시작으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올 들어 피닉스오픈과 이번 대회다.
특히 마스터스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연속해서 우승한 것은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그가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올랐다는 방증이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셰플러는 3번홀(파3) 보기로 호주동포 이민우(25)에게 한 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는 거기까지였다. 8번홀(파3)부터 12번홀(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 8번홀 10m 짜리 칩인 버디가 기폭제가 됐다.
임성재(25·CJ대한통운)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이민우, 재미동포 저스틴 서(26),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로 이 대회 네 번째 출전만에 맛보는 첫 ‘톱10’ 입상이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7위, 올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1월) 공동 4위, WM 피닉스 오픈(2월) 공동 6위에 이어 이번 시즌 4번째 ‘톱10’이다.
12번홀(파4)까지 버디 5개, 더블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순항하던 임성재는 13번홀(파3) 이후 보기 4개, 버디 1개로 흐름이 꺾였다. 13번, 15번홀 보기를 16번홀(파5) 버디로 끊었으나 17,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김시우(28)는 공동 27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 안병훈(32·이상 CJ대한통운)은 공동 35위(4언더파), 김주형(21·나이키)은 공동 51위(최종합계 2언더파)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세계 24위 해튼은 후반에만 버디 7개를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으로 7타를 줄여 전날 공동 26위에서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와 톰 호기(미국)가 공동 3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에 입상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