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엄석대 발언? 보수 정당에 부족한 말”

입력 2023-03-13 05:20 수정 2023-03-13 13:2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KBS 뉴스9 ‘뉴스를 만나다’에 출연해 지난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평가 등 현안을 언급하고 있다. KBS 캡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한 것을 두고 “이 말을 할 수 있어야 살아 있는 정당이고, 이런 게 지금 보수 정당에 부족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윤핵관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뭐가 잘잘못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기간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정면으로 겨냥했던 이 전 대표가 앞으로도 비판적인 언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KBS 뉴스9 ‘뉴스를 만나다’에 출연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엄석대 발언’을 거론하며 “그런 정치적 언어, 정치적 행동이 좀 과하다는 당내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지금 와서 반추해 보면 박근혜정부 시절 친박과 진박의 폭주를 막지 못했던 것이 너무했던 것”이라며 “그때 누군가는 아주 강한 어조로 그것을 비판했어야 되는 것이고 국민에게 호소했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말을 할 수 있어야지 살아 있는 정당이고 이런 게 지금 보수 정당에 부족한 말”이라며 “아첨하는 거는 솔직히 쉽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말 과한 것은 2016년 박근혜정부 시절 총선 앞두고 진박이다 이렇게 쫙 줄 서가지고 사람들 린치하고 총선 져서 나중에 의석수가 밀려 박근혜 대통령 탄핵당한 것”이라며 “그래서 5년 넘게 보수가 침체돼 있다. 이런 게 너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또는 윤핵관 사이의 갈등이 ‘퇴행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면 안 된다”며 “잘잘못을 정확히 따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과 지선을 이긴 당대표를 쫓아내기 위해 1년 가까이 이 사달이 난 것”이라며 “뭐가 잘잘못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친이준석계인 ‘천아용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이 전당대회에서 전원 낙선한 것에 대해서는 “천 후보가 득표한 15%, 이 후보가 득표한 18%가 가진 의미라는 것은, 사실은 이 두 후보 (경선) 한 달 전에 국민들, 당원들이 이들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며 “아마 후보들이 조금 더 인지도가 있었던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수치가 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가 낮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취지의 평가다.

당대표 경선에 나섰던 천 후보는 14.98%, 청년최고위원 경선에선 이 후보가 18.71%를 기록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용태·허은아 후보는 각각 10.87%, 9.9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