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PD 학폭 인정… “상처받은 분들께 용서 구해”

입력 2023-03-12 17:45
안길호 PD. 연합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연출을 맡은 안길호 PD가 자신을 둘러싼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안 PD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평의 김문희 변호사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안 PD는 19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다”며 “여자친구가 본인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을 통해 상처받은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의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 ‘헤이코리안’에는 “안 PD가 필리핀에서 고교생 시절 중학생 상대 집단 폭력에 연루됐다”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학폭을 다룬 드라마의 연출자가 학폭 가해자였다는 주장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 A씨는 당시 고3이던 안 PD가 중2였던 자신의 동급생인 여학생과 교제했으며, 그 여학생을 동급생들이 놀리자 안 PD가 자신과 다른 친구를 불러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장소에는 안 PD를 포함해 열댓 명이 있었고, 폭행이 2시간가량 이어졌다고 했다.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안 PD는 필리핀에서 1년여간 유학을 한 것은 맞지만 한인 학생들과 물리적인 충돌에 엮였던 적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안 PD는 연합뉴스에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안 PD의 입장이 바뀐 것과 관련해 “당시 친구들을 수소문해 학창 시절 시간을 수없이 복기했다”며 “본인 기억이 희미한 데다 사건을 왜곡해 인식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