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올린 대모’ 김남윤 교수 타계

입력 2023-03-12 17:06 수정 2023-03-12 20:15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 바이올린의 대모’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명예교수가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난 고인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안 교수를 사사했다. 유학 시절부터 미국 허드슨벨리 영 아티스트콩쿠르 입상, 스위스 티보바가 국제 콩쿠르 1등을 수상하며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문 연주자로서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영국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그의 진가는 한국에 돌아와 교편을 잡으면서 발휘됐다.

1977년 28살에 경희대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된 그는 이후 서울대를 거쳐 1993년 한예종 음악원 창설 멤버로 합류해 최근까지도 제자를 가르쳤다. 2001년 한국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았으며, 하노버·파가니니·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 심사를 맡았다.

40년 넘게 교단에 선 그의 제자로는 정준수·김현미·양고운·김현아·이경선·백주영·유시연 등 중견 교수들부터 신아라·지아 자매, 클라라 주미 강, 장유진, 임지영 등 최근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김남윤 사단’을 키워낸 김 교수는 ‘바이올리니스트 황금 조련사’로 불린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의 고 도로시 딜레이 교수와 비견되기도 한다. 그의 연구실에 붙어있는 “연습을 하루 거르면 자신이 알고, 이틀 빠지면 비평가가 알며, 사흘 안하면 청중이 안다”는 글귀는 그가 자신은 물론 제자들에게 얼마나 연습을 중시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장례는 한예종 음악원장으로 열린다. 배우자로는 이승호, 자녀로는 딸 이영·이수정, 아들 윤준영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한예종은 발인 당일 오전 10시 서초캠퍼스 앞 광장에서 추도식을 개최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