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홈런’ 박건우 리드오프…빈타 에드먼 대신

입력 2023-03-12 11:14 수정 2023-03-12 19:52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박건우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B조 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6회 초 추격의 1점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연합뉴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야구 국가대표팀이 승부수를 띄웠다. 체코와의 일전을 앞두고 부진에 빠진 1번 토미 에드먼을 하위 타순으로 보내고, 최근 감이 좋은 박건우에게 대신 중책을 맡겼다. 마운드에선 제구 위주로 계투를 운용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체코와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B조 1라운드 세 번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에드먼을 9번으로 보내고 박건우를 1번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6~7일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한신 타이거스와의 평가전 때부터 붙박이 1번으로 나선 에드먼은 지독한 빈타에 시달렸다. 당시 도합 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타격감은 본선 들어 치른 두 경기에서도 살아나지 않았다. 9일 호주전에선 4타수 1안타로 묶였고 10일 일본전에선 아예 1루 베이스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팀 동료이자 일본 대표팀 리드오프를 맡은 라스 눗바는 한일전 멀티히트를 포함해 펄펄 날았다.

타격이 좀처럼 안 풀리자 그나마 강점이던 수비에서도 기초적인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일본전에선 땅볼 타구에 악송구를 저지르며 호투 중이던 선발 투수 김광현을 득점권 위기에 처하게 했고, 평범한 2루 견제구를 뒤로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이 감독은 체코전을 앞두고 에드먼 대신 일본전 추격의 솔로 홈런을 포함해 컨디션이 좋은 박건우에게 1번 타자를 맡겼다. 당초 교체 선수로 대회를 치를 것이 유력했던 그는 첫 경기 호주전에서 나성범이 부진하자 일본전 선발 우익수로 나선 데 이어 이날은 한층 무거운 임무를 짊어지게 됐다.

경기 전 인터뷰에 임한 박건우는 “타순에 신경 쓰기보단 원래 제 스타일대로, 공격적으로 타격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전 완패 이후 주장 김현수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패배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 마음이 아팠다는 그는 “무조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승리를 위해선 박건우 못잖게 김하성과 에드먼 두 빅리거의 분발이 절실하다. 에드먼은 거듭된 부진에도 선발 2루수 자리를 지켰다. 비록 타순은 뒤로 밀렸지만 최근 흐름이 좋은 6~8번 타자들과 상위타순을 연결할 새 과제를 얻었다. 김하성의 어깨는 더 무겁다. 본선 들어 아직 안타를 단 한 개도 쳐내지 못했는데도 2번 타자 자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이날 리드오프 외에도 타순과 수비 위치 일부에 변화를 줬다. 역시 타격감이 좋지 않은 주장 김현수를 8번으로 내려보낸 대신 연속 경기 홈런을 때려낸 양의지를 6번에 뒀다. 4번 박병호는 1루수 대신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5번 강백호가 1루 미트를 꼈다.

도쿄=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