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제동원 해법 규탄 집회서 “박근혜 전철 밟지 말라”

입력 2023-03-11 18:15 수정 2023-03-11 18:1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해 “역사의 정의를 배신했다가 몰락해간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집중 비판했다.

이 대표는 “사죄도 없고, 배상도 없고 전쟁범죄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말이 되겠냐. 합의문조차 하나 없다. 우리만 일방적으로 일본의 요구를, 아니 요구하는 것 그 이상을 받아들였다”며 “지금 당장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철회하고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이 이대로 강행된다면 다음은 바로 한일군수지원협정 체결이 기다리고 있고, 그 뒤에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군사외교적 자율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라며 “그래서 더더욱 이번 강제동원 배상 협상안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내주 일본 방문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부 초청장 말고 일본이 양보한 것이 대체 한 개라도 있나”라며 “간도 쓸개도 다 내줬는데 전범 기업의 배상도, 수출규제 제재 해제 조치도 없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에 자랑할 이 대한민국이 일본에는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이라는 뜻)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참석했다. 이정미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역사를 팔아먹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감을 줬다”며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정의당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가 연단에 오르자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욕설과 함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정의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점 등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

행사에는 민주당 당원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다수 참석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